스미노 요루가 이야기하는 더백혼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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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노 요루가 이야기하는 더백혼의 매력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시동을 기념하여 서로의 작품이나 좋아하는 것에 대해 깊이 파고든 좌담회가 실현. 더백혼(THE BACK HORN) 멤버들이 스미노 요루(住野よる)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 전편에 이어, 후편에서는 스미노 요루의 더백혼 사랑이 작렬…?!

좋아하는 곡이 너무 많아서 어렵다

싱글 《키즈나 송(キズナソング)》.

스미노 지난번에 소설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으니, 이번에는 음악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더백혼 분들의 좋아하는 곡은 하나하나 꼽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정말 많습니다. 정말 명곡들이 가득해서, 멤버 여러분 앞에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긴장되네요…

스가나미 아뇨,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웃음)

스미노 그때그때 제 안의 마이 붐이라고 할까, 자주 듣는 곡들이 있는데, 지금은 더백혼의 곡을 들으면 역시 이번 《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この気持ちもいつか忘れる)》에 나오는 아이들이 생각나요. 곡과 그들의 모습이 겹쳐 들려서 특히 울컥하게 되는 곡이 〈키즈나 송〉입니다. 그리고 소설과는 관계없는 부분에서는 최근 〈수상(胡散)〉도 자주 듣고 있어요. 인트로의 베이스 프레이즈가 너무 좋아서…

오카미네 〈수상〉은 그 프레이즈를 쓰고 싶어서 만든 곡이라 기쁘네요.

앨범 《운명개화(運命開花)》. (〈수상〉 수록)

스미노 그 프레이즈, 정말 멋있어요! 그리고 “이번 콜라보 프로젝트를 계기로 더백혼을 처음 듣게 될지도 모르는 분들께 추천할 만한 곡이 있느냐”라고 편집자분께서 물어보셨는데, 그것도 굉장히 어려워서…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자면, 더백혼의 요소가 꽉 응축되어 있고 라이브에서 들었을 때도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쉽다고 생각하는 곡은 〈싸우는 그대여(戦う君よ)〉일까요. 밴드 이름으로 검색하면 MV도 비교적 상단에 나와서 찾기 쉬울 것 같고요.

스가나미 그 MV, 확실히 역작이니까 말이야.

스미노 MV 중에서 에이준 씨가 의자 같은 것에 머리를 엄청나게 들이받는 장면이 있잖아요. 거기를 항상 ‘인간이 이렇게 주저 없이 물건에 머리를 부딪힐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보고 있습니다. (웃음)

싱글 《싸우는 그대여》.

스가나미 그건 감독님의 솜씨입니다. 감독님이 “지금부터 여기에 머리를 박아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자, 스타트”, “와장창” 같은 느낌이었죠. (웃음)

야마다 감독님의 지시가 명쾌하고 단순했지. “그냥 다들 미쳐줘”라고만 하셨거든. 나 사실 그 MV 찍다가 발 인대 늘어났었어. 그 정도로 몰입해서 좋은 MV가 찍혔습니다.

스가나미 “자, 욕조에 뛰어들어”라거나 말이지.

오카미네 “그럼, 식탁에서 연주해 주세요”라거나.

마츠다 그 MV는 개별 장면을 따로따로 찍었기 때문에, 촬영하는 동안에는 다른 멤버들이 뭘 하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연주 장면만 다 같이 찍었죠.

스미노 마츠다 씨만 중간까지 노래방에서 엄청나게 성실하게 일하고 계시는데, 거기서 갑자기 폭발해서 탬버린을 집어 던지는 장면에서는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마츠다 그것도 지시였습니다. (웃음)

앨범 《BEST THE BACK HORN Ⅱ》. (재녹음판 〈무한한 황야(無限の荒野)〉 수록)

스미노 그리고 세컨드 베스트(《BEST THE BACK HORN Ⅱ》)에 들어있는 〈무한한 황야〉 재녹음 버전을 굉장히 좋아해서, 꼭 많은 분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2절의 베이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오카미네 확실히 그 부분은 전과 바꿨을지도 모르겠네요.

스미노 〈무한한 황야〉는 원래부터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라이브에서는 가사의 “아니, 아직이다, 여기선 죽을 수 없어” 부분을 관객들에게 외치게 하는 연출이 있잖아요. 그때 젊은 여자아이도, 아저씨도, 모두가 온 힘을 다해 절규하고 있어요. 그런 관객들로부터 끌어내는 에너지까지 포함해서 제가 더백혼을 좋아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마츠다 다음 재녹음 음반(《ALL INDIES THE BACK HORN》)도 곧 완성되니까 기대해 주세요.

스미노 물론 아주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이브에서 ‘옛날 곡도 듣고 싶다’는 마음에는 오랜만에 듣고 싶다는 바람도 물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의 여러분이 연주하고 노래한다면 어떤 느낌이 될지 듣고 싶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모아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건 정말 기쁩니다.

신경 쓰이는 후배 뮤지션은

스미노 그러고 보니 ‘은하유목민(銀河遊牧民)’(더백혼 공식 팬클럽) 회보를 읽어보니 에이준 씨가 네크라이토키(ネクライトーキー)를 좋아한다고 쓰셨더라고요. 그 외에 후배 뮤지션들이나 밴드 중에서 ‘이 사람들 좋다’라고 최근 생각하시는 분들이나 자주 듣는 분들이 계시나요?

스가나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저 제이록(J-Rock)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너무 많이 들어서 좀처럼 좁히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던 분을 꼽자면 오모리 세이코(大森靖子) 씨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사실 전 작품을 다 듣고 있을 정도로 가사에 반해 있어요. 아마 현대 시로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도달한 분 중 한 명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퍼블릭 이미지가 꽤 과격하고 본인도 열정이 강한 느낌의 사람이라 그 인상이 앞서서 꺼리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아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사가 어쨌든 대단합니다. 현대 시에 이런 가능성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모던한 단어들을 팍팍 넣거든요.

스미노 오모리 세이코 씨는 저도 〈매직 미러(マジックミラー)〉라는 곡의 가사를 봤을 때 천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단한 언어 감각이죠.

스가나미 맞아요. 어쨌든 기개가 있다고 할까. 천재형이죠. 가사를 쓰는 작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차를 달이듯 정성스럽게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모리 씨는 얼티밋 스타일이라고 할까, 스트리트 파이트처럼 거리의 사람들에게 꽂힐 법한 날카로운 것들을 전부 주워서 그걸 전부 찔러 넣는 듯한 스타일이에요. 한편으로 본인의 내면에는 아주 질 좋은, 우아한 시적 정서가 있어요. 그래서 풍부한 감수성과 예리한 칼날이 공존하는 느낌이죠. 추천합니다.

오카미네 에이준과는 올해 재팬잼(JAPAN JAM)에서도 록 인 재팬(ROCK IN JAPAN)에서도 야바티(야바이티셔츠야상, ヤバイTシャツ屋さん)를 봤지. 라이브가 즐겁고 곡도 재밌어.

스가나미 난 결혼 노래가 좋더라고.

오카미네 〈해피 웨딩 전 송(ハッピーウェディング前ソング)〉 말이지.

스미노 키스! 하는 그거군요.

오카미네 맞아요. 입적! 입적! 하고. 말하고 싶어지죠.

스가나미 최고지.

오카미네 그리고 아이묭(あいみょん)도 좋았어. 심야에 잠이 안 올 때 무심코 틀어놓은 TV에서 본 게 처음인데, 〈살아 있었던 거구나(生きていたんだよな)〉라는 곡이 흘러나왔을 때 굉장히 울컥했어요.

스가나미 가사가 또 좋지.

오카미네 맞아. 처음엔 통기타 반주에 랩 같은 느낌인가 싶었는데 멜로디로 이어져요. 그렇게 갑자기 빠져들 때가 있죠. 좀 찌르는 가사도 있고, 문득 일상의 남녀가 동거하는 듯한 들뜬 곡조 속에도 독이 있거나 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스미노 아이묭 씨는 성함만 알고 있었는데 들어봐야겠네요!

야마다 나는 젊은 층 중에서 가장 직접 보러 가는 횟수가 많은 건 에이지팩토리(Age Factory)려나. 처음 같이 공연한 게 4년 전 신주쿠 로프트(新宿LOFT) 이벤트였는데, 그때 분명 이 밴드는 나보다 연상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실제로는 15살 정도 어렸어. 지금 24~26살 정도 됐으려나. 작년에도 대담을 나눴지만, 고독을 제대로 응시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운뎃손가락을 꿋꿋이 세우고 있을 수 있는 배짱과 그 라이브의 이모(emo)함이 멋있어서 좋아합니다. 아름다워 보인다고 할까. 그래서 라이브도 보러 가게 되네요.

스미노 에이지팩토리의 라이브는 관객들이 강제적으로 멍하니 서 있게 되는 순간이 있다고 할까, 그들에 의해 움직일 수 없게 된 느낌이 들어서 ‘와, 대단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야마다 관객들의 반응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거든. 그런 느낌도 좋습니다.

스미노 여러분도 다른 밴드의 라이브를 보러 다니시는군요. 가끔 밴드맨분들이 올리는 오프샷 사진으로밖에 알 수 없어서 굉장히 신선합니다.

부끄러움 없이 영향을 받다

스미노 더백혼 여러분은 전원이 작사 작곡을 하고 계시는데, 가사는 어디서 만들어지는 걸까요. 인터뷰에서는 에이준 씨가 많이 모아둔 메모를 〈하나레바나레(ハナレバナレ)〉 가사에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역시 곡마다 다른가요.

오카미네 그렇네요, 저는 곡마다 꽤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앨범 《정경도둑(情景泥棒)》.

마츠다 제 경우, 예를 들어 〈정경도둑〉은 에이준이 만들어 온 곡의 원형을 들었을 때 우선 제목이 떠오른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어떤 가사여야 이 제목이 살아날지 고민하는 방향성과, 곡 자체에서 풍기는 근미래적인 느낌 혹은 우주적인 이미지 같은 것이 잘 합쳐져서 가사가 완성된 느낌이죠.

다만 그건 좀 특수한 패턴이고, 다른 곡들은 과거에 보았던 것, 원풍경 같은 것이 투영되어 가사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꿈의 꽃(夢の花)〉이나 〈수파초(水芭蕉)〉, 〈반딧불이(蛍)〉처럼요. 원풍경이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어릴 적 보았던 후쿠시마의 풍경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막연한 색채나 냄새 같은 것이 바탕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것만으로는 막연해지니까, 거기에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같은 것이 들어가면 가사로서 완성되는 기분이 듭니다. 말로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런 느낌이지 싶은 막연하고 술렁이는 감각을 가사에 잘 반영했을 때는 제 안에서도 ‘왔다!’ 싶어집니다. 〈가지(枝)〉 같은 곡도 그렇죠. 가사를 쓸 때는 듣는 이가 상상하게 하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무언가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앨범 《THE BACK HORN》. (〈가지〉 수록)

야마다 나는 모두가 쓴 가사를 부르니까 알 수 있는데, 마츠의 가사는 전체적으로 수채화로 옅게 그려진 풍경화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 여기가 중요하다거나 전하고 싶다는 부분은 매직 같은 유성 펜이나 유화로 그려진 느낌이 들어요. 명확하게 어떤 경치인지 알기 쉽다고 할까, 노래하면서 눈에 잘 들어오는 면이 있습니다.

스미노 그렇군요. 노래하실 때도 각자의 가사 차이를 느끼고 계시는 거네요.

야마다 곡에 목소리를 실을 때도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은 이런 터치로 만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여기는 강하게 가고 싶다거나, 여기는 듣는 사람 옆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부르고 싶다거나. 가사를 쓸 때도 그런 의식이 작용하는 것 같아서, 임시 가사가 완성됐을 때 멤버들에게 보여주면 시점이 분열되어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스가나미 분열이라기보다 섞여 있는 느낌이려나. (야마다) 마사시의 가사는 자신이 보는 시점과 누군가가 보는 시점이 융합되어 있거든.

야마다 그렇다는 걸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깨달았습니다.

싱글 《고독을 이어서(孤独を繋いで)》.

스미노 야마다 씨가 가사를 쓰신 〈고독을 이어서〉의 가사 도입부, “부서져라 너덜너덜한 하트”라는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 감동해서 전율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멋진 단어의 조합일까 싶어서요.

야마다 그건 제 안의 ‘이런 세상 따위는 쓰레기다’ 같은 마음, 부서져 버리라는 그 열량으로 나 자신을 바꿔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다른 곳에 화풀이할 바에는 그 열량을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데 쓰겠다는 거죠.

스미노 사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결정한 것 중 하나가, 더백혼으로부터 ‘부끄러움 없이 영향을 받자’는 것입니다. 소설에서 하나의 피크가 되는 장면도 야마다 씨가 〈하나레바나레〉 가사를 노래하실 때와 같은 파워라고 할까, 강한 마음을 주인공인 카야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스가나미 그거 기대되네요. 예전에는 앨범을 만들 때마다 ‘더백혼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 같이 논의하곤 했는데, 스미노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부끄러움 없이 영향을 받자’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다움’에 도달하게 해주는 게 아닐까라고 저희도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별로 의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네 명이 공통으로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는 기본만 단단히 다져둔다면, 여러 가지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번에도 아주 재미있는 계기를 얻었다는 감각입니다.

스미노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조금 전까지 언제 작가를 그만두는 날이 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일을 하면서 최근에는 ‘아니, 아직이다, 여기선 죽을 수 없어’ 하는 심경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