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 큰 주목을 받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걸즈 밴드 크라이(ガールズバンドクライ)》는 반골 정신을 체현하는 듯한 이색적인 주인공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일러스트 룩 CG에 의한 다채로운 일상 연기와 박력 넘치는 연주 장면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리얼사운드 영화부에서는 시리즈 구성과 전 화의 각본을 담당한 하나다 줏키(花田十輝)를 인터뷰했다. 대담무쌍한 걸즈 밴드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걸크라》가 반골 정신 왕성한 이유
본 작품의 기획은 음악물이라는 것이 먼저 결정되어 있었고, 상경물과 밴드물로 만드는 아이디어는 하나다 씨가 내셨다고 하더군요.
하나다 그렇습니다. 아이돌 음악물은 많이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밴드물을 제안했습니다. 상경물에 관해서는 이전부터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을이나 새집, 사람과의 만남을 그리는 ‘시작의 이야기’를 하기 쉽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하게 해달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걸크라》는 반골 정신이 있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인가요?
어느 쪽인가 하면 제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한 느낌입니다만, 밴드물은 본래 이런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벡(BECK)》이나 《히비락(日々ロック)》 등도 그랬죠. 그런 마음으로 제1화 시나리오를 썼더니 의외로 놀라시더라고요. 그건 최근의 걸즈 밴드 애니메이션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평범하게 제가 이미지하는 밴드물을 썼더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하나다 씨의 음악관도 반영되어 있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펑크를 좋아하고, 세대적으로 더 블루하츠(THE BLUE HEARTS)가 직격이라 많이 들었으니까요.
제1화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세우는 묘사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딱히 반대받지 않았나요?
“첫 1화만 이렇고 2화부터는 새끼손가락으로 바꿀 테니 허락해 달라, 정 안 되면 콘티에서 적당히 가려줘도 상관없다”라고 말하며 썼습니다.
그것은 본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묘사라 뺄 수 없다는 판단이었나요?
뺄 수 없었습니다. 사카이 카즈오(酒井和男) 감독님과 지난번에 같이 만든 것이 《러브 라이브! 선샤인!!(ラブライブ!サンシャイン!!)》이었기 때문에, 그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점을 1화에서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 모모카의 동거인이 남성이라는 것도, 이것이 남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타입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토게나시 토게아리는 가족 같은 사이?
주요 캐릭터에 대해 한 명씩 여쭤보겠습니다. 주인공 이세리 니나(CV: 리나(理名))는 이른바 미소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서는 드문 타입이네요.
처음에는 좀 더 소심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타입으로 쓰려고 생각했습니다만.
전혀 말을 듣지 않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나요?
말을 안 듣더군요. 이런 과거와 상황으로 상경했다는 설정을 만들기 시작하니, ‘얘는 그렇게 사리 분별이 좋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써 내려가는 동안 그런 느낌이 되었습니다. 쓰면서 ‘이거 반감을 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로 만들면 축이 정해지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여러분의 넓은 마음 덕분에 살았고, 테시마 나리(手島nari) 씨의 캐릭터 디자인이 훌륭했던 덕분입니다.
모모카(CV: 유리(夕莉))는 저돌맹진하는 니나와 대립하는 캐릭터였습니다.
모모카는 현실의 벽을 알고, 열정과 이상만으로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해버린 상태입니다. 본편 중에도 말하고 있습니다만, 니나를 옛날의 자신에게 투영하고 옛날의 자신에게 몰리는 듯한 이미지였습니다. 그래서 열정은 있지만 겁쟁이가 되어 있는 느낌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뛰어드는 젊은이와 경험을 쌓고 현실을 알게 된 사람의 대비가 이야기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군요.
이것은 학교 동아리 활동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와 접점을 가지는 이야기이므로, 생판 모르는 어른이 나오는 것보다 사회의 벽을 한 번 경험한 선배라는 묘사가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스바루(CV: 미레이(美怜))에 대해서는 어떠한가요?
스바루는 니나와 모모카 사이에 들어가는 아이이므로, 서툰 두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의 능숙한 요령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재미없으니까, 그녀 나름대로 안고 있는 것이 있다는 느낌으로 만들었습니다.
캐릭터 배치를 생각할 때, 이야기를 굴리기 쉬운 밸런스로 배치를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캐릭터를 먼저 굳히시나요?
물론 둘 다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만, 어느 쪽인가 하면 전자가 더 강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밸런스로만 만들면 너무 작위적이게 되므로, 방향성을 정하고 나서 캐릭터를 정밀하게 만들어가는 느낌이죠. 스바루로 예를 들면, “거짓말쟁이에 요령이 좋은 이면에는 할머니와의 갈등이 있다”라는 것은 나중에 생각했습니다.
그럼 토모(CV: 나츠(凪都))는 어떤가요?
토모는 니나보다 훨씬 더 마음의 껍질이 단단한 아이가 있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썼습니다. 밸런스 이야기와도 겹칩니다만, 주인공의 껍질이 가장 단단하면 다 같이 주인공을 케어하는 이야기가 되기 쉽고, 동아리의 공주님처럼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주인공 이외에 ‘이 아이는 케어가 필요하겠구나’ 싶은 캐릭터를 두었습니다.
토모는 꽤 무거운 과거를 가졌더군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상경한 것은 어떤 상태일까 하는 점이 제 안에 있었습니다. 뒷설정이긴 합니다만, 그녀는 일단 부모님으로부터 예금 통장은 맡아두고 있어서 극빈 상태는 아닙니다. 다만, 버려진 것에 가까운 상태. 요컨대, 통장의 돈으로 어떻게든 살아남으라고 들은 상태입니다.
혼혈인 루파(CV: 슈리(朱李))를 등장시킨 것은 가와사키에는 외국인도 많이 살고 있다는 점과도 관계가 있나요?
그것도 있겠지만, 지금의 이야기를 한다면 5명이 모였을 때 혼혈인 아이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드물었지만 지금은 학교 교실에도 평범하게 있으니까요.
루파는 5명 중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입장이죠.
그렇습니다. 그 5명은 모이면 가족 같은 느낌으로, 모모카가 아빠, 루파가 엄마라서 그런 느낌인 겁니다. 스바루가 장녀이고 니나가 그 아래인 장남, 막내가 토모네요. 아빠와 장남이 맨날 치고받고 싸우는 가족인 거예요. 루파에 관해서는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자립해 있으며, 주변이 그 상처를 이해할 수 없고 자신도 타인의 깊은 상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서로 함께 있을 수 있는 그런 캐릭터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시청자에게도 너무 많이 공개하지 말자고 의식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루파 단독 에피소드는 없었네요.
처음에는 한 편 넣을 생각으로 쓰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니나에게 많이 써버려서 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더 미스터리하게 파편화하여 깊이감을 주고자 억지로 에피소드를 넣는 것은 그만두었습니다.
리얼한 가와사키를 느끼길 바란다며 모두가 고집했다
본 작품은 가와사키를 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가와사키 리서치는 어떻게 하셨나요?
로케이션 헌팅은 감독님들과 꽤 많이 했습니다. 가와사키는 거의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적당한 지방 느낌이 있어서 굉장히 애착이 생기기 쉽고, 살고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 장소였습니다.
생활감이 느껴지는 묘사가 많았죠.
그렇습니다. 그전의 《러브 라이브! 슈퍼스타!!(ラブライブ!スーパースター!!)》가 오모테산도였는데, 아무리 로케이션 헌팅을 해도 살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가와사키는 이미지하기 쉬웠습니다. 오모테산도에도 사는 사람은 있겠지만, 역시 살기보다는 놀러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록을 그리니까 가와사키인 것은 아닌가요?
히라야마 타다시(平山理志) 씨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와사키를 제안받았을 때 라이브 하우스인 ‘클럽 치타(CLUB CITTA’)’ 같은 곳도 있고 해서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클럽 치타 등이 실명으로 등장합니다만, 각본 단계부터 리얼한 장소를 내보낼 방침이었나요?
리얼한 마을을 느끼길 바란다며 모두가 고집했고, 히라야마 씨 등이 교섭을 열심히 해주신 덕분입니다. 이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흔한 일’입니다만, 로케이션 헌팅을 할 때 같은 장소를 보고 왔기 때문에 회의 때 “그 장소요”라고 말하면 이미지를 공유하기 쉽습니다.
리얼한 장소라고 하면 요시노야(吉野家)도 나옵니다만, 그것이 흔한 카페 체인점이라면 작품의 컬러와 맞지 않겠죠.
여자애들이 자주 가는 정석적인 곳과는 다른 곳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규동집으로 정한 것은 무대가 가와사키로 결정되기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로케이션 헌팅 때 이 규동집에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자거나,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작품과 캐릭터의 방향성을 생각하면 세련된 카페보다 규동집 같은 장소가 좋겠다고 말이죠. 모모카에게 “보통(並)이랑 맥주”라고 말하게 하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웃음)
《걸즈 밴드 크라이》 제11화 삽입곡 〈공백과 카타르시스(空白とカタルシス)〉.
하나다 줏키가 전 화 각본을 쓰는 이유
본 작품은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원작물과 오리지널, 각각의 고충이나 재미는 어떤 점에 있나요?
그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원작물은 테마나 전달하고 싶은 것 등을 원작자에게 이야기를 듣거나 원작을 읽고 길어내어, 그것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가는 작업이 됩니다. 오리지널은 역시 처음부터 만들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 만큼 이야기의 구조부터 짜야 하므로 상당히 다른 작업이죠.
오리지널 쪽이 만드는 이의 자질이 더 묻어나기 쉬울까요?
호불호는 당연히 갈리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생각하지 않는 것은 쓸 수 없고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원작물은 자신과 생각이 정반대여도 쓸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토론의 주제를 건네받는 것과 같아서, 이 주제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작업이 되니까요. 하지만 오리지널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는 개인의 색깔이 드러나기 쉽습니다.
그리고 하나다 씨는 최근 시리즈 구성뿐만 아니라 전 화의 각본을 직접 쓰고 계시는데, 어떤 이유가 있나요?
옛날부터 그랬습니다만, 나중에 역시 이게 아니었다며 뒤집어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쓰다 보면 아무래도 캐릭터가 부풀어 오르게 되고, 다른 라이터분들에게 변경 지시를 내리는 것도 서로 스트레스라서 직접 써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집필량이 엄청나지 않나요?
그런 말을 듣긴 합니다만 다른 라이터분들의 개성을 이끌어내어 좋은 시나리오를 써내게 하는 작업도 매우 시간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라, 걸리는 시간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쓰는 시간이 확실히 늘어나긴 하지만요.
TV 애니메이션 《걸즈 밴드 크라이》 본 예고 제2탄 【2024년 4월 5일(금)부터 방송 개시】
그건 손이 빠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최근 하나다 씨의 이름을 자주 보게 되는데, 모든 작품에서 전 화를 다 쓰고 계시잖아요.
그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썼던 것들이 공교롭게도 올해 전부 방송된 것뿐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쓰는 게 빠르다기보다 “일단 써볼 테니 그다음에 다 같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라고 자주 말하긴 합니다. 저는 어차피 아무리 생각해도 머릿속에서 완결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잊어버리기 전에 종이에 기록하고 그다음에 생각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수정은 몇 번이고 거듭합니다. 본 작품에서도 예를 들어 10화는 결정고가 나오기까지 15고까지 수정했으니까요.